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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 산지쌀값은 농심이며, 민심이다
수확기 산지쌀값은 농심이며, 민심이다
  • 최재용 전북특별자치도 농생명축산산업국장
  • 승인 2024.09.10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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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정읍시 부시장<br>
최재용 전북특별자치도 농생명축산산업국장

통계청에서는 매월 10일 간격으로 산지쌀값을 발표하고 있다. 산지쌀값은 쌀을 매입하고 보관하는 건조저장시설(DSC), 도정과 판매까지 하는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370개소를 표본 추출하여 조사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60개소가 이 조사대상에 포함된다. 참고로 우리지역내 DSC는 28개소, RPC는 34개소인데, 10월부터 12월까지의 수확기에 이들 DSC와 RPC가 매입하는 쌀의 양은 우리지역 쌀 생산량의 65% 안팎으로 그 역할이 크다.

지난 8월 25일 기준 통계청이 발표한 산지 쌀값은 80kg 한 가마 기준으로 17만 6천 원이다. 작년 이때 가격보다 1만 6천 원이나 낮고, 작년 수확기 평균가격 20만 2천 원과 비교하면 2만 6천 원이나 떨어지는 가격이다. 수확기를 앞둔 농가의 마음은 불편하고 또 불안해기만 한다. 왜 그럴까?

사실 지금 당장 손실을 보고 있는 쪽은 농가라기보다는 수확기에 쌀을 매입해 갖고 있는 DSC와 RPC이다. 작년 수확기에 20만원에 매입했던 쌀을 지금 17만원에 시장에 내놓고 있으니 당연히 손실이다. 일부 농협과 양곡가공업체들은 산지쌀값이 반등할 기미가 없자 조급한 마음에 더 낮은 가격으로라도 시장에 쌀을 내놓는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수확기에 쌀가격이 떨어지면 농협이든 민간이든 DSC와 RPC가 농가로부터 사들이는 쌀 매입가격이 낮아질 것이 뻔하다. 더구나 재고가 창고에 많이 남아 있게 되면 농가로부터 사들이는 쌀 매입량도 줄어들 수 있겠다는 불안감도 갖게 된다. 또한 정부가 매년 수확기에 일정량의 쌀을 공공비축미 형태로 매입해주는데, 이때의 매입가격도 수확기의 평균 산지쌀값을 기준으로 익년도 초에 지급된다. 아무리 정부가 매입해준다고 해도 산지쌀값이 낮으면 농가의 수입은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니 농가의 속은 타들어 가는 것이다.

올해 1월 이후 산지쌀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도 노력하고 있다. 작년 수확기에는 우리나라 쌀 생산량의 11% 정도인 40만 톤을 공공비축미 형태로 매입했다. 올해도 2월, 4월, 8월 3번에 걸쳐 각각 5만 톤씩 추가 매입도 시행했다. 작년 쌀 생산량 중 15%인 총 55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한 상황인 것이다. 참고로 작년 우리나라 쌀 생산량은 368만톤이었고, 여기에 WTO 가입에 따라 매년 의무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쌀이 41만 톤이다.

하지만 8월에 발표된 추가매입 5만 톤은 당초 올해 수확기에 계획된 정부의 햅쌀 매입 예정 물량을 줄이고, 작년 쌀 매입에 사용한 것이기에 불만도 있다. 더구나 올해 햅쌀 공공비축미 매입분 40만 톤 중 4만 톤은 가루쌀이다. 가루쌀은 가공용 전문 쌀로서 콩이나 조사료처럼 쌀 대체작물로 분류된다. 올해 매입 예정된 햅쌀은 40만 톤이 아니라 사실상 36만 톤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런 상황이 산지쌀값 하락을 계속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다간 계속해서 시장 가격이 떨어지겠구나 하는 우려를 갖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일찍부터 20만원대 쌀값 안정을 공언했다. 최근 벼 재배면적 감소, 작황 등을 고려하여 농식품부가 수확기 대책을 조기에 발표했으니 지켜볼 일이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산지쌀값이 반전되지 않는다면 적정한 대책을 과감하게 내놓아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

수확기 산지쌀값은 농가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또한 다른 어떤 농산물보다도 쌀이 갖는 국민의 정서적 밀착성과 농업에 있어서의 상징성은 크다.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농심은 민심의 밑바탕인 것이다.

최재용 <전북특별자치도 농생명축산산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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