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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특공대-04 내 몸을 부탁해
지구 특공대-04 내 몸을 부탁해
  • 진영란 진안초등학교 교사
  • 승인 2024.08.28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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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계절 마을 나들이 ‘김치 프로젝트’

 진안군은 마을 만들기 1번지로 각 마을마다 특색 있는 이야기가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잘 마련되어 있다. 진안체서 교사 생활을 한지 9년 차에 접어 들면서 마을 곳곳을 돌며 아이들과 마을을 체험했다. 그중에서 정천면에 있는 ‘학동 마을’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하여 우리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멋진 마을을 일년 내내 방문하고 싶어서 학교와 교육청 마을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사계절 마을 나들이’가 탄생했다. 마을에 한 번 가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동안 마을과 인연을 만들어 가도록 기획했다.

 우리 지구반 친구들은 정천의 학동 마을에서 고추와 배추를 심어 김장을 하는 1년 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마을에 갈 때마다 아이들은 마을을 더 그리워하며 아름다운 인연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2. 배추를 심는다고요?

 김치를 먹기 위해 우리 지구반은 4월부터 학동마을을 드나들며 고추 모종을 심고, 고추 곁순을 따 주고,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서 수확했다. 오늘은 고추밭 옆 정갈한 생태 텃밭에 배추 모종을 심는 날이다.

 학동 마을 사무장인 ‘햇살’은 오늘도 배추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와 영상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중국이 원산지인 배추는 ‘백채’라고 불렸으며, 고려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지금처럼 매콤한 김치를 먹은 것은 몇십년 밖에 안 되었다는 김치 이야기를 무척 신기해했다.

 작디 작은 배추 모종 앞에 모인 아이들의 표정이 경건해 보이는 건 나의 기분 탓이었을까? 아이들은 작은 배추 모종을 소중히 다루며 각자에게 주어진 8포기의 배추를 야무지게 심는다.

 “우리 애기들 손이 야무져서 손댈 것이 없구만?”배추 심기를 도와주시던 ‘냉이’이모가 우리 진안초 친구들의 야무진 손끝을 칭찬해 주신다. 내가 칭찬을 받은 것처럼 어깨가 한껏 올라간다. 교실에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희성이도 배추 모종을 심을 때는 초집중 모드다.

 ‘역시 아이들은 자연에서 배워야 해.’ 

 3. 빨간 고추가 맛나 보여요!

 봄에 심은 고추는 농약 한 방울, 거름 한 톨의 도움도 없이 아주 잘 자라주었다. 노린재, 거미, 귀뚜라미, 왕사마귀, 개미, 모기까지도 텃밭에서 어우러져 잘 살아가고 있다.

 “벌레가 무서워요!” 질겁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이내 빨간 고추를 수확하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하나라도 더 따야 맛있는 김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바구니 가득 고추를 따며 농부님들의 수고로움을 조금은 깨달았을 것이다.

 “왜 이렇게 더워요? 지금 가을 아니에요?”

 여름과 가을 사이 날씨도 몸으로 느끼며 그렇게 텃밭의 고된 노동이 마무리될 즈음 맛난 새참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마을 할머니들께서 준비해 주신 맛난 어묵탕은 사발째 들이킬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4. 김치를 잘 먹을 거예요!

 학교에 돌아와 배추 모종을 관찰하며 오랫동안 학동 마을을 되새겼다.

 “벌레가 많아서 징그러웠어요. 배추 심기는 재미있었어요!”

 “새참이 맛났어요. 학동 마을에 또 가고 싶어요!”

 “김장이 이렇게 힘든 거였어요? 앞으로는 김치를 잘 먹을 거예요!”

 

 진영란 진안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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