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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신항이 뭐길래
새만금 신항이 뭐길래
  • 정준모 기자
  • 승인 2024.08.25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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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 제2사회부(군산주재) 부국장
정준모 제2사회부(군산주재) 부국장

한때 미국 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와 펩시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코카콜라는 펩시를 따돌리기 위해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새로운 회장으로 취임한 로베르토 고이주에타는 견해가 달랐다.

코카콜라 라이벌은 펩시가 아니라 기호 식품으로 급부상중인 커피와 생수 등을 주목하고 새로운 경영 전략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코카콜라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이다.

오는 2026년 개장을 앞둔 새만금 신항 관할권을 놓고 군산시와 김제시간 갈등의 골이 심각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역 정치인들의 명운이 걸린 사안이라 사태가 갈수록 꼬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두절미하고 지금처럼 흘러가면 새만금 신항 분쟁은 결과에 상관없이 양 도시와 전북특별자치도는 상당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 확실하다.

무엇 때문에 새만금 신항을 개발해 전북도를 이 지경을 만들었느냐는 호된 질책과 자조섞인 소리가 나올 만 하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경제 관문격인 군산항의 현주소다.

연간 2천만톤 이상 화물을 취급하고 있다지만 국내 전체 물동량 가운데 1% 수준이다.

규모로 따지면 국내 무역항 가운데 12위다.

가혹하게 평가하면 변방항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리적 특성상 하구항으로, 엄청난 토사가 쌓인다.

한해 평균 수십억원을 투입해 준설을 통해 겨우 항로를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군산항 관리청인 군산지방해양수산청으로 배정된 준설 국비 상당액이 인근 충남 장항항으로 할당돼 준설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런 군산항의 고질적인 수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새만금 신항 개발이 추진됐다.

그렇다면 새만금 신항 등장으로 사정이 달라질까?

새만금 신항은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개발 초기 군산항과 달리 준설을 하지않고 대형선박이 자유롭게 입출항할 수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안타깝게도 새만금 신항 역시 준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정된 준설 예산을 놓고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이 다퉈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냉철하게 말하면 군산항은 동일 해역의 평택항과 광양항 중간에 낀 샌드위치 형국이다.

새만금 신항이 가세해도 이들 항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이 대결 구도를 형성한다는 것은 동반 침몰을 자초하는 행위가 아닐듯싶다.

나아가 새만금 신항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군산시와 김제시 모습에서 존립 근간이 위협받는 전북특별자치도가 투영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새만금 중심도시 군산시와 김제시는 소모적인 경쟁에서 벗어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라 확실한 중재나 심판 역할을 해야한다.

다 때가 있는 법.

집안일은 집안에서 풀어야 한다.

코카콜라 前 회장인 베르토 고이주에타의 혜안으로 군산항과 전북의 미래를 열었으면 한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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