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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의 잃어버린 3조원을 되찾았습니다
완주의 잃어버린 3조원을 되찾았습니다
  • 성도경 완주전주상생네트워크 이사장
  • 승인 2024.08.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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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경 완주-전주상생발전네트워크 이사장<br>
성도경 완주-전주상생발전네트워크 이사장

완주군 예산이 줄었다. 주민 1인당 세출 예산이 약 44만7천 원, 완주군 인구수 9만8천 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작년 대비 무려 438억 원 감소했다. 그만큼 완주군민은 손해를 보고, 완주군의 발전 동력도 줄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완주와 전주는 아직 통합하지 않았는데,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걸까?

놀라셨다면 죄송하다. 거짓말이다. 하지만 계속 읽어주시길 부탁드린다. 100% 거짓은 아니기 때문이다. 완주군의 주민 1인당 세출 예산은 2023년 838만7천 원, 올해는 794만 원이다(행정안전부, ‘지방재정365’ 기준) 그러니까 올해 완주군민 1인당 세출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44만7천 원 줄어든 것은 정확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거짓일까? 완주군 예산이 1년 사이 438억 원 줄었다는 계산이 틀렸다. 앞서 인용한 것과 동일한 행안부 자료에 따르면 완주군 예산은 작년보다 오히려 15억 원 늘었다. ‘438억 원 감소’와 ‘15억원 증가’. 둘 사이 차액은 무려 450억여 원이다. 어쩌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차이가 생긴 걸까. 통계를 잘못 사용했기 때문이다.

주민 1인당 세출 예산은 한 지방자치단체의 일반회계 총액을 인구수로 나누어 계산한다. 예를 들어 A시의 연간 예산이 100만원이고 총인구가 10명이라고 하면, 주민 1인당 세출 예산은 10만원이다. 그런데 A시 인구가 20명으로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1인당 예산은 5만원으로 준다. 완주군이 바로 경우에 해당한다. 완주군 인구가 증가한 덕에 1인당 세출 예산이 삭감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실제 총예산은 증가했음에도 말이다.

이처럼 각각의 변수에 신경 쓰지 않고 전체 결과를 유추하다가 일어나는 오류를 ‘심슨의 역설’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름까지 붙어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자주 벌어지는 문제라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전주와 통합하면 완주군민이 10년간 3조원을 손해 본다’는 주장에 어떤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그저 실수라고 넘어가고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렇게 쉬이 넘길 일이 아니다.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해 완주군민의 손해를 주장하는 근거로 1인당 세출 예산이 사용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 탓에 한 인프라를 더 많은 인원이 이용하면 1인당 이용료는 저렴해진다. 올해 진안군의 1인당 세출 예산은 완주의 2.5배인 2,004만원이고, 서울 강남구는 1/3 수준인 227만원에 불과하다. 즉, 1인당 세출 예산은 해당 지역의 전체 예산이나 현실 상황과 전혀 무관하다.

완주·전주 통합이 본격화되면서 지금 언급한 것과 같이 실제와는 전혀 다르지만, 주민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유리하게 ‘만들어진 논리’를 앞세워 통합을 반대하는 주장들이 떠돈다. 특히, 책임 있는 자리에 계신 분들, 예산과 정책에 대해 잘 아는(잘 알아야 하는) 위치에 있는 분들마저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분들의 목소리는 마치 그 주장이 다수의 의견인 양 보이기 십상이라 더 위험하다. 다수의 선택을 그대로 따라가려는 심리 현상, 밴드왜건효과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보가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면, 결국 지역주민들께서 손해를 보시게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완주군에는 타인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따라가지 않는, 현명한 분들께서 살고 계신다. 우리의 미래가, 혜안을 가진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

 

성도경 <완주전주상생네트워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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